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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비자법 개정, 선교사 대책 마련 시급

주요 장로교단 연합 대응책 논의 중 [2008-01-24 04:25]

러시아 정부가 작년 10월부터 상용, 인문 복수비자에 대한 비자 발급 방법을 제한하고 체류 기간을 축소하면서 러시아 선교사들을 위한 효율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러시아에서는 작년 10월 17일 제3국 소재 러시아 대사관에서도 발급 받을 수 있던 1년짜리 상용, 인문(종교, 문화, 체육 등) 복수비자를 원칙적으로 국적국 소재 러시아 대사관에서만 발급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개정 비자법이 발효됐다. 체류 기간도 축소되어 과거에는 비자 기간 동안 180일까지 연속 체류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1년 중 180일에 한해 90일 초과 연속 체류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비자 연장은 제3국에서 90일 체류 근거가 없을 경우 국적국에서만 발급받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교회 러시아 선교사(544명, KWMA 2007년 통계)의 약 80%가 1년짜리 상용, 인문 복수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응방안 수립이 서둘러 요청되고 있다.

선교사들이 러시아에 장기 체류를 하려면 영주권을 얻거나 학생비자, 노동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영주권을 얻으려면 개인 부동산을 소유하거나 부동산이 있는 사람의 허락을 받아 3년 임시거주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수도 모스크바와 제2의 도시 페테르부르크 같은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높고 3년 임시거주허가증 발급 인원을 도시마다 제한하고 있어 쉽지만은 않다. 대신 지방은 부동산 가격이 높지 않아 대도시 외 지방 선교사들의 경우 3년 임시거주증이나 영주권을 소유한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학생비자의 경우 35세 이하로 나이 제한을 두고 있으며, 노동허가증은 실제 하는 일이 다를 경우 문제가 될 가능성이 커 역시 한계가 있다. 일부 현지 선교사들은 “이번 러시아 개정 비자법은 이미 유럽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특별한 사항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장기 체류 준비로 1~2년 정도는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선교사는 “2년 정도 재정적으로 고단한 해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 선교사들을) 격려해주고 재정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도와달라”고 요청해 왔다. 선교사들의 상당 수는 현재 영주권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얼마 전 예장 합동, 고신, 통합, 대신, 합동정통, 합신 등 대한예수교장로회 주요 6개 교단 선교부는 러시아 비자법 개정 관련 연합공동대책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2~3개 국을 다니며 사역하는 비거주선교사 체제를 도입하는 방안과 영주권, 학생비자, 비즈니스비자 발급, 전략적 선교사 재배치를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되었다. 이를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6개 장로교단은 단일 모스크바 장로회 총회를 세우기로 하고 예비 모임 격인 현 러시아 공의회의 기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2003년부터 러시아 장로교단 단일화 추진 논의가 계속된 가운데 이번 기회로 모스크바 장로회 총회가 세워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모스크바 장로회 총회가 세워질 경우 선교지 중복 투자를 막고 효율적인 선교 자원 배분과 사역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강대흥 선교총무는 “동일하게 비자법이 적용되는 선교사 자녀들을 생각해서라도 장기 체류의 가능성을 적극 찾아야 한다”며 6개 장로교단과 연합하여 선교사들의 비자 발급을 적극 지원할 계획을 말했다. 그는 “비거주선교사 체제를 도입하더라도 제3국에서 90일 이상 체류 근거가 없으면 한국에서 비자를 받아야 한다”며 “제3국의 비자 발급 시스템을 만드는 방안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신세계선교위원회 이헌철 본부장은 “선교사들이 영주권을 얻기 위해 부동산 가격이 낮은 지방으로 사역지를 옮길 경우 상대적으로 복음화율이 낮은 지방에서도 활발한 사역이 이뤄져 러시아 선교의 새로운 전환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또 “15개국이나 되는 러시아어권 국가로 선교사들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오는 3월 26일부터 29일까지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선교사대회(지도력개발회의)에 참석해 선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계획이다.

최근 러시아 선교사 한 명이 개정 비자법에 적용되어 한국에서 90일 비자를 받고 다시 러시아에 입국했다고 밝힌 기독교한국침례회 선교부는 “현지 추이를 지켜보며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국 = 이지희 기자 jhlee@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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